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.
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.
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
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
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
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 데서 오며,
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
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,
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.
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.
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른다.
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
그냥 돌 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.
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
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.
사랑이든 미움이든
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
그 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.
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
미움이 오면 미워하되
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한다.
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
인연 따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
집착만은 놓아야 한다.
(법정스님 글 중에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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